사람을 움직이는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은 무대, 우리는 배우일 뿐"이라는 세익스피어의 유명한 말이 있다. 무대 위의 배우들은 각본과 연출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그렇다면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그것들을 정하는것은 누구일까? 민주주의에 따라 사회 정점에 선 대통령같은 여러 지배자들? 아니면 저 하늘 위에 있을지도 모르는 신? 만일 그들이 무대의 모든것을 정했다면 우리는 그저 따라서 움직일뿐인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한것일까. 오늘은 그런 생각을 하게했던 작품, 『꼭두각시 서커스』에 대해 얘기해보려고한다.
작가:후지타 카즈히로
장르: 다크 판타지, 액션, 소년만화
1.소개
덜컥 180억엔이라는 유산을 상속받은 소년 '마사루', 남을 웃겨야하는 병에 걸린 청년 '가토', 마사루를 지키겠다면서 꼭두각시 인형을 다뤄 싸우는 여자 '시로가네'. 이 세 명이 유산 상속을 둘러싼 문제에 얽혀들면서 꼭두각시 서커스는 시작된다. 물론 초반부의 전개는 저렇지만 실제로는 자동인형이라고 불리는 기계들과 그들을 파괴하려는 시로가네라는 초인집단의 싸움이 초반부 이후의 주요한 전개가 된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연재된, 2024년에 와서는 거의 고전에 가까운 작품으로 서커스에서 많이 차용한듯한 설정이나 극의 구성 방식이 특징이며 작화는 투박하지만 감정을 무척이나 잘 드러내고있다.
2.등장인물
등장인물에 대해....소개하기에는 이 작품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그리고 그 등장인물들 또한 다 소개해주고싶을 정도로 괜찮은 이야기들을 가지고있다. 주역 3인방에 대한 얘기는 앞선 소개에 있는것으로 처음에는 충분하기도하고. 그들에 대해서는 직접 보면서 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3.소감
굉장히 오래된 작품인만큼 요즘의 웹툰이나 만화같은 그림체와는 많이 다르고, 전개도 특별히 엄청 참신하다!라고 할만하지는 않다. 그래. 전체적으로 말하자면 낡은 작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세월에도 빛바래지않는 가치가 작품 속에서 빛나고 있다.
오늘날 본론부터 시작하는 많은 작품들과는 달리 차근차근 빌드업을 쌓아올리면서 정교한 기계장치처럼 극이 엮이고 내포한 진정한 의미가 드러나는 순간 느끼는 쾌감은 오늘날의 말초적인 감각과는 달리 정신적인 카타르시스를 불러오는듯하다.
하지만 43권이라는 긴 분량과 빌드업을 위한 늘어지는 파트들이나 주역들에게만 집중되지않는 초점들은 이 작품을 호불호가 갈리게하는 주된 원인이다. (아, 물론 나는 전부 다 좋았다...빌드업 파트도 재밌게봤다.)
그러나 어쩌면, 당신이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애정을 가질 수 있는 훌륭한 관객이라면 꼭두각시 서커스는 인생에 더 없을 명작 중 하나로 남을 수 있을것이라고 확신한다.
삶을 살면서 타성에 젖은것만같은, 관성적인 그런 느낌을 우리는 종종 받고는한다. 마치 꼭두각시처럼 조종당하는것만 같은 기분을 말이다. 이 글을 읽고있는 당신이 만약 그렇다면 이 작품을 한 번 펼쳐보는건 어떨까. 그들이 보여주는 서커스는 당신에게 매달린 조종용 실들을 끊어낼지도 모른다. 그런걸 딱히 느끼지도않고 바라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읽어보는게 좋다. 재미있는 서커스를 보고 웃을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니까. 지금까지 『꼭두각시 서커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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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스포일러가 있는, 완결까지 모두 본 것을 전제한 뒤의 소감입니다.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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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끝내면서...팍팍 죽어나가버린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보면서 너무나도 마음이 안타까웠던것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목숨을 걸고서 추구하는것은 결국 즐거움, 행복, 웃음이라는것은 안타까운만큼 마음에 큰 감동을 가져오고있다.
똑같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인형에 불과하다고 묘사되는 시로가네들도 결국에는 자신의 삶을 위해 싸워나가고, 서커스단도, 바이 진도, 바이 인도, 가토도, 엘레오놀도, 마사루도....모두 행복을 위해 있는 힘껏 싸워나간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을 움직인다, 강하게 만들고있다...결국 사람을 움직이는것은 행복이다. 라고 이 작품을 읽으며 나는 생각했다.
일전에 신만이 아는 세계 리뷰에서도 비슷한 소리를 했던것같다. 하지만 역시 다시 한 번, 몇 번이고 말하고자 한다. 이번에는 이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마음에 들어했던 캐릭터의 대사를 빌려서 말이다.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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