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년이 끝날 때마다 재탕하는 갓게임
2023년 기준으로 가장 잘 나가는 미연시 제작사...라고 한다면 역시 TYPE-MOON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흥행에는 FATE 시리즈가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사실 '월희'쪽 시리즈도 굉장히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월희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옛날 시간대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인 『마법사의 밤』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개발 : TYPE-MOON
장르 : 장편전기 비쥬얼 노벨
한글패치 : 비공식 지원
스팀평가 : 압도적으로 긍정적 (2023년 12월 30일 기준 1151 평가)
플레이타임 : 약 20시간
가격 : 63000원(스팀판 기준)
1. 소개
시대는 1980년대 후반, 도시로 상경한 소년 '소쥬로'는 현대를 살아가는 '마녀'들을 만난다. 그러니까 마술 같은 걸 부릴 수 있는 진짜 마녀들 말이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비주얼 노벨이지만 선택지는 없고 정말 소설을 읽듯이 전개된다. 게이머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그만큼 연출과 문장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게이머는 세 사람의 이야기에 풍덩 빠져들면 될 뿐이다.
2. 등장인물
본 작품의 주인공(?). 이름은 시즈키 소쥬로. 현대 문명과 거의 단절되다싶이한 산속에서 살다가 상경한 소년. 심각한 수준으로 순진무구하다. 아르바이트를 몇 개씩이나 할 정도로 신체능력은 발군.
본 작품의 주인공 겸 히로인. 이름은 아오자키 아오코. 소쥬로가 다니는 학교의 2학년이자 학생회장으로 항상 화내고 까칠한듯한 성격으로 통하고 있다. 학생들의 평가로는 완벽을 추구하는 초우등생 같은 느낌.
본 작품의 히로인? 이름은 쿠온지 아리스. 아가씨 학교로 유명한 레이엔 여학원 2학년으로, 아오코와 동거 중인 관계. 과묵하고 폐쇄적인 성격이지만 자상한 면모를 조금씩 보여준다.
등장인물에 대해서는 역시, 직접 해보면서 글을 읽고 그림과 함께 느껴보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하기에 이 정도로 짧게 가겠다.
3. 소감
오늘날 내 안의 '마법사'라는 것에 기준을 너무나도 높여버린 주원인이다. 플레이 타임 20시간 이상이라는 것은 무척이나 길어 보이지만 정작 해보면 정말 애니메이션과 같은, 하지만 세련된 방식의 연출과 문장에 빠져들어 시간이 지나가는지도 모를 것이다.
등장인물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얘기한다면 스포일러라서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다들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고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기에 읽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들이 있다. 오늘날 흔히 사용되는 어떤 특정한 속성으로 그들을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다. 쿠온지 아리스는 쿠온지 아리스고, 아오자키 아오코는 아오자키 아오코니까.
또한 스토리에서 인물들을 통해 얘기하는 주제의식은 각자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사람이 살아가는 목적'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런 주제의식이 극단적인 인물인 소쥬로와 현대에서 살지만 사실은 마녀인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나스의 작품에서 하이라이트가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BGM이나 훌륭한 연출도 있겠지만 기로에 선 순간, 인물의 선택이 찬란하게 빛나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역시 특유의 문장이 좀 헤비 해서 가볍게 보기는 어렵고, 독자적인 설정이 좀 많아서 이해하는데도 어렵다는 것이 이 작품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 인생에서 반드시 해봤으면 하는 작품이다. 연말이 되면 우리들은 내년에 대해 생각한다. 미래에는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들 새해의 목표 하나쯤은 세워둔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살기 바쁜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은 많이들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통해 한 번쯤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지금 이 순간.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들 연말과 새해에는 꼭, 마법과도 같은 놀라운 기적이 찾아오기를 빌겠다. 지금까지 『마법사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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