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리뷰]이제는 고전이 되버린 러브코미디 만화, 스쿨럼블 1~22, Z

Otakuman 2024. 1. 6. 23:20

화날 만큼 재밌었다...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사랑이 피어날 것만 같은 순간은 언제인가. 나는 당연코 학창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나는 남고를 나왔지만... 내가 못했을 뿐 연애할 사람은 다 연애하더라.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학원물+러브코미디의 조합은 그야말로 검증된 음식! 든든한 백반 정식 같은 안정감이 있다. 모두가 한 번쯤 지나오는 공간이 사랑으로 가득 차는 것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오늘 소개할 『스쿨럼블』은 그런 류 작품의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코바야시 진
장르: 학원, 러브코미디


1. 소개

스쿨럼블은 전형적인 잡지연재 작품으로 하나의 일관된 메인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에피소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러브코미디 작품이다. 특징이라고 할만한 것은 보통 주인공 하나를 메인으로 잡고 독자들의 몰입을 유도하면서 연애 노선들을 전개해 가지만 이 작품은 작중에서 연애 노선이 여러 개가 전개되고,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것을 특이점으로 뽑을 수 있겠다. 또한 당시에 나오던 러브코미디 만화들이 보이는 그림체와 달리 데포르메도 적절히 사용하면서 캐릭터들의 귀여움을 어필한 점도 눈에 띈다.

 

2. 등장인물

역시! 등장인물 얘기가 빠질 수 없다. 간단히 알아보고 가자.

이름, 츠카모토 텐마. 발랄하고 엉뚱한 성격으로 작 중의 트러블 메이커를 담당하지만 천성의 귀여움으로 미워하기는 힘든 캐릭터다. '카라스마 오오지'라는 같은 반 남자애를 좋아하며, 그가 미국으로 전학을 가게 되었을 때 그러지 말아 달라면서 익명의 편지를 텐마가 보내는 것으로 스쿨럼블은 시작된다.

이름, 카라스마 오로지. 생긴 건 저렇지만 생각보다 미남에, 만화도 잘 그리고, 운동, 공부도 다 잘한다. 하지만 비 오는 날에 갓파(일본의 개구리 요괴) 같은 복장을 하면서 다니는 등... 괴짜 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이름, 하리마 켄지. 중학교 때는 쌈박질을 하고 다니는 망나니 같은 학생이었지만 엎어치기로 자신을 날려버린 텐마에게 반하고 나서는 점차 둥글어진다. 일편단심에 의외로 만화에 재능도 있고, 바보 같은 선글라스를 벗으면 세배는 잘생겨진다. 깡패 출신답게 오토바이도 타고 신체능력도 발군.

이름, 츠카모토 야쿠모. 팔방미인에 학교에서 인기도 많은 '학교의 아이돌'같은 포지션. 하지만 특이하게도 무척이나 내성적이라 말 수도 적을뿐더러 인간관계에 많은 고민을 한다. 특이한 점은 자신에게 호의가 있는 인물의 마음속을 읽는 초능력이 있다는 것인데, 어쩌면 내성적인 성격은 거기에서 비롯됐을지도... 작중에서는 하리마와 계속해서 섬싱이 일어난다.

이름, 사와치카 에리. 전형적인 프라이드 높은 부잣집 아가씨 츤데레. 하지만 의외로 내적 고민도 있으며, 자신의 집안에 기대지 않으려는 훌륭한 모습도 보여준다. 작 중 하리마와 계속 투닥거리면서 부딪힌다.

이름, 하나이 하루키. 반장으로 나름대로 리더십을 보여주며 범생이다운 외모답게 공부도 학년 1위를 할 만큼 잘한다. '스오우 미코토'와는 소꿉친구 사이로 연인보다도 뭔가 가까운 거리감을 보여주는 편. 이렇듯... 흔한 모범생 캐릭터 같지만 사실 무술을 무척 잘하는 데다가 터무니없이 오지랖을 부리는 뜨거운 남자. 츠카모토 야쿠모를 좋아한다.

이름, 스오우 미코토. 운동계 소녀로 털털한 성격에 언 듯 남자 같은 모습도 있는 보이시한 속성. 작 중 뛰어난 신체능력을 보인다. 공수도 도장 딸이라 그런 듯. 섹시 파트도 조금 담당하고 있지만 별로 확 와닿지는 않는다. 스오우와는 소꿉친구로 스오우에게 자각은 없지만 상당히 끌리는 중.

 

그 외에도 여러 등장인물이 있지만.... 주역은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3. 소감

재밌다! 각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개성도 뚜렷하고, 여러 연애노선이 복잡하게 엮인 것은 마치 한국의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다음화가 어떻게 될지 묘한 긴장감을 유발하며 계속해서 앞으로 이끈다. 또한 이때다 싶은 에피소드에서는 캐릭터들을 귀엽고, 이쁘게 확 힘줘서 그리는데 아주 좋다. 

 

하지만!!! 나는 눈치채버렸다. 12권이 될 때쯤... 점점 삼각관계 위주로 조명하고 있어서 다른 연애 노선들이 조금씩 묻히기 시작했다는 걸! 그렇지만 그때까지는 괜찮았다. 나는 그 커플링이 제일 재밌었기에.... 그리고 20권이 되었다. 나는 위기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 진도로 가다가는.... 내가 보고 싶던 장면은 하나도 나오지 못한다라고..! 결국 22권 완결이 모두 났을 때 그 위기감은 현실이 돼버렸다. 사실, 작가가 생각한 메인의 서사는... 끝냈다고 생각하지만 메인보다도 서브가 이미 작 중 내내 비중이 더 많았는데 그쪽은 나 몰라라 해버린 점이 너무나도 화가 난다. 그래놓고 후속작이라고 내온 것에서 아기가 생긴 것 같은 컷 하나로 퉁치고 넘어가려 하다니!! 나는 솔직히 말해 작가를 용서할 수 없다. 자고로, 연애 러브코미디의 정수는 바로 키스! 키스신이다! 이리저리 엇갈리던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합쳐지는 그 순간! 서로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입술 간의 거리로 표현되는 그 찰나! 그런 것이 이 작품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화가 난다는 건 그전까지 작품이 보여준 전개와 캐릭터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기 때문이겠다. 역시, 이번에도 꼭두각시 서커스와 마찬가지로 2024년에 보기에는 너무 낡았을지도 모르지만 고전에는 세월을 뛰어넘어서도 통하는 매력 포인트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살포시 웃음 지으며 볼 수 있는 사랑 이야기가 좋다면 추천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스쿨럼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