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리뷰]예쁜 픽셀 메트로베니아, Momodora: Moonlit Farewell

Otakuman 2024. 1. 19. 01:54

플레이어보다 보스몹이 더 이쁜 것 같아...

가끔 나는 충동에 시달린다. 씹덕 게임이 하고 싶다. 적어도 미소녀가 나오는 게임을 하고 싶다... 그리고 게임성에 하자가 없으면 좋겠다...라는 급격한 충동을 말이다. 대부분 충분히 '씹덕'하면 게임성에 하자가 있고 '게임성'이 좋다면 씹덕 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런 모순 속에서 나는 엑스컴 2에 밀가루 인형 같은 모델링의 씹덕 모드를 깔고서 하는 기행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괴로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시리즈가 있다. 바로 모모도라 시리즈다. 오늘은 시리즈의 최신 작품 『Momodora: Moonlit Farewell』에 대해 소개해볼까 한다.

제작:Bombservice
장르:도트, 어드벤처, 액션, 메트로베니아
한글패치:O(공식 지원)
플레이타임:약 6~7시간(보통 난이도 기준)
스팀평가: 매우 긍정적(888개 평가, 2024년 1월 19일 기준)
가격: 18500원


소개 및 소감

이번 모모도라 시리즈의 신작은 모모도라: 달 아래의 진혼곡 (Momodora: Reverie Under the Moonlight)에서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2014년에 출시한 모모도라 3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한다. 플레이어는 코호 마을의 고위 여사제인 '모모'가 되어서 '검은 종'을 울린 자에 의해 세상에 풀려난 악마 무리들을 물리치고 멸망을 막아야 한다.

 

전체적인 게임 방식은 전형적인 2D 사이드뷰를 통해 진행되는 메트로바니아로 게임을 하다 보면 특정 기믹을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주어지고 그것을 통해 기존에 막혀있던 지점을 지나갈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이번 작품의 특징적인 기능이라면 역시 아이템이 사라지고 '동료', '카드' 두 가지로 나뉜 점이다. 동료의 경우는 효과가 마나를 회복시켜주는 치유사, 공격 주문을 사용하는 공격수, 재화인 달수정을 생성하는 탐험가 세 가지 종류가 있어서 게임 진행에 따라 다른 외형의 동료를 얻을 수 있다.(효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카드는 마나 회복, 적 처치 시 체력 회복 등의 효과를 가진 장비로 게임 시작에는 2개, 나중에 마법서라는 아이템을 맵 탐사를 통해 총 3번 얻으면(지도에?로 표기된다.) 5개까지 착용할 수 있게 된다. 사실 동료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보통은 카드를 잘 조합해서 게임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자, 이제 전체적인 소감에 대해 얘기해 보자. 우선 나는 기존 모모도라 시리즈가 아니라 모모도라: 달 아래의 진혼곡만을 플레이했다. 때문에, 초반에 게임이 대체 무슨 내용인가 싶어 조금 헤매었지만 인게임에서 읽어볼 수 있는 메모로 간략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알려주어서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물론, 안 읽어봐도 될 정도로 게임의 전체적인 큰 스토리는 간단하다. 전형적인 마왕을 잡으러 가는 용사정도...?

 

이번 작품에서도 그래픽에 대한 얘기를 빼둘 수 없겠는데, 전작과 마찬가지로 실망시키지 않는 퀄리티를 보여준다. 늘 그렇듯, 주인공보다 다른 등장인물들이 어째 더 이쁜 것 같은 건 덤이다.

하긴, 고양이귀 여전사라니. 상대가 너무 강했다.

잘 찍힌 도트 그래픽은 모모도라 시리즈 특유의 귀염뽀짝함을 과감 없이 드러낸다. 사실 설정만 보면 다크판타지나 다름없이 악마들이 세상에 넘쳐나고 세계는 멸망하기 직전인데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귀엽게 보인다.

 

아쉬운 부분은 역시 전투 파트였다. 스팀 페이지에서는 '심장을 뒤흔드는 강렬한 보스전'같은 특징을 내세웠으면서도 보스전의 패턴들은 안일했다. 심지어 카드 간의 밸런스도 썩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카드 중 치유의 종을 쓰면 임시 무적+치유의 종을 쓰면 1회 무적 보호막+마나 지속 회복 이 세 가지 카드의 조합으로 거의 모든 보스를 제자리에 서서 깰 수 있을 정도였다. 최종 보스를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이런 전투의 라이트함은 시리즈의 진입장벽을 낮춰주기도 하니까 나쁘게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 긴장감이 없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높은 난도에서는 다를까? 싶어서 엔딩 후에 지원하는 악몽 난이도에서 최종 보스를 상대해 본 결과 즉사 패턴이 있는 네모 탄막이나 날리고 끝이었다. 그 마저도 약 5분 만에 똑같은 조합으로 똑같이 깰 수 있었다.

그래서 게임이 재밌었느냐?라고 한다면 나는 재밌었다.라고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전투의 심심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클리셰 파괴를 하려는 수많은 작품 속에서 이런 전통적인 맛이 나는 작품은 드물기 때문이다. 마치 집밥 같달까... 엄청 맛있지는 않더라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쩌면 전투 난이도 또한 이러한 기조 아래서 조정된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오늘날 메트로베니아 같은 장르는 게임 플레이에 많은 시간이 들어서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만일 그렇다면 그런 당신을 위해서 가벼운 모모도라는 어떨까. 6시간을 즐겁게 하기에는 충분히 괜찮은 메트로베니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Momodora: Moonlit Farewell』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