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은 즐겁다
어릴 때, 어른들이 티비에서 아침에 하는 굉장히 자극적인 내용의 속칭 '막장 드라마'라고 하는 것들을 보면서 "저저저저... 아이고 내 그럴 줄 알았다!"라고 굉장히 몰입해서 보시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에는 왜 저런 걸 욕하면서 보는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커서 내가 그러고 있는 걸 보면 사람이란 으레 나이가 들면 그러는 법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막장 드라마처럼 자극적인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 웹툰, 『메리의 불타는 행복회로』되시겠다.
작가: 김지수
장르: 학원, 로맨스, 드라마
분량: 74화 (2024년 2월 6일 기준 완결 무료)
보는 곳: 네이버웹툰, 네이버 시리즈
소개 및 감상
처음 이 작품을 봤을때가 생각난다. 침대에 누워서 안경을 벗고 반쯤 관성적으로 이 늦은 새벽에 볼 만화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 별생각 없이 보던 나는 작품이 중간쯤 돼서는 안경을 쓰고서 제대로 앉아서 보기 시작했다. 다 봤을 때는 아침이 찾아와 있었다.
어째서 이렇게 열심히 봤는가, 생각을 해보면 역시 주인공이 무척이나 독특해서 였던것같다. 주인공인 '유메리'는 미남에 우등생, 그야말로 만찢남. 엄친아의 표본 같은 동급생 '천사현'과 가정사정으로 인해 같이 살고 있다. 하지만 천사현은 유메리를 무척이나 싫어하고, 유메리는 그런 그의 마음을 얻고자 고군분투한다.
이런 메리는가정 문제 때문인지 애정결핍도 있어 보이고 사회성도 떨어져 평소에는 심하게 말하자면 찐따 얀데레 같은 모습을 처음에는 보여준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작품은 은근슬쩍 메리의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사실 그녀는 머리가 돌아버린것처럼 보여도 굉장히 똑 독한 데다가, 마음 어딘가에서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과 자신의 행동과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모습을 파칭! 하고 보여준다. 이런 부분들이 조금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표현이나, 소재에도 불구하고 "어?? 뭐지?? 좀 더 먹어볼까??" 하고 독자에 대한 메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오게 된다.
점차 이야기가 풀리면서 관계도가 복잡해지고 각자의 사정이 드러나는 순간, 이렇게 끌려온 관심은 작품 전체에 대한 몰입으로 이어진다. "맛있네 이 집???"하고 퍼먹기 시작하게 되는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작가가 후기에서 적었듯 실시간 연재를 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처럼 얼렁뚱땅 넘어간 파트라던가 개연성, 떡밥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정해둔 주제를 어떻게든 풀어냈다는 점과 로맨스의 구도에도 무척 충실했다는 점은 분명히 칭찬받을만하다. 처음에 그 찐따 같던 주인공이 나중에 남자 셋이랑 사각관계를 돌리는데 이게 아주 훌륭한 맛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들 어떤 순간에 웹툰을 보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에 뭔가 심심하고 지루할 때 이 웹툰을 보는 건 어떨까. 지켜보는 당신의 연애회로가 화끈하게 불타버리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메리의 불타는 행복회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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