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리뷰]본격 크툴루 미연시 Sucker For Love

Otakuman 2023. 12. 21. 17:01

미지의 공포보다 강한것은...

 

세상에는 수 많은 의인화가 있다. 칸코레에서 시작된 전함 의인화들부터, 소녀전선, 도검난무, 요리차원, 벽람항로 등등...의인화. 아니, 모에화의 가능성은 인류의 상상력만큼 끝이 없었다. 그리고 2022년 1월...마침내 인류의 상상력은 금지된 지식을 열어젖히고 광기의 영역에 발을 내딛는데....바로 오늘 소개할 게임『Sucker For Love』되시겠다.


개발 : DreadXP 스팀 평가 : 압도적으로 긍정적(2023년 12월 21일 평가수 2072개 기준)

장르 : 비주얼 노벨, 크툴루 신화,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호러

한글패치 : 비공식 지원


여러분은 '크툴루 신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있는가? 솔직히 말해 나도 같은 Call of Cthulhu같은 TRPG 룰이나 몇몇 크툴루 신화 소재의 소설을 통해서나 알고있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간략히 소개하고 넘어가자면...

 

크툴루 신화의 대략적인 세계관은 인류 출현 이전의 지구에 살았던 인간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기괴한 외계 종족들과 초월적 존재들에 대한 공포를 묘사하는 데 근거하고 있으며, 까마득한 과거의 지구에서 공포와 광기로 지배했던 고대 악신들의 신화라고 한다. 크툴루 신화에서 인간은 신의 관심을 받는 존재가 아닌, 보잘것없는 일개 종족으로서 거대한 우주의 신비와 공포스러운 비밀들,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존재들에게 압도당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곤 한다. 이 미지에 대한 공포를 바탕으로, 나아가서는 미지의 고대 문명과 외계의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가 곧 크툴루 신화의 골자라 할 수 있다 - 나무위키

 

정도로 얘기할 수 있겠다. 요컨대,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우주와 신비, 그러한 공포를 그려내는 세계관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Sucker For Love는 이런 신화에 나오는 '그레이트 올드 원' 이라는 고대신을 모에화해서 미연시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미연시라면 또 히로인 소개를 뺴놓을 수 없는 법. 한 번 살펴보자.

첫번째 히로인이자 본작의 타이틀 히로인?. 이름은 르네타. 모티브는 '크툴루'로 얼굴이 무려...문어라는 충격적인 비쥬얼을 자랑한다. 개구리 왕자처럼 저주에 걸린것도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 모습으로 보게된다. 하지만 외견만으로 편견을 가지기에는 그녀는 마음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성이다. 사랑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배려심이 깊은데다가, 보내주어야할 때를 아는 바람직한 여성이다. 게임이 끝나고 돌이켜보면 이미 외관따위는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그녀의 진중한 성품에 깊은 감동을 느낄지도 모른다.

두번째 히로인이다. 이름은 에스티르. 모티브는 황색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하스터'다. 르네타는 얼굴이 문어였지만 이 친구는 다리가 문어다. 물론 외관상으로는 (그러니까 일반인의 기준에서) 훨씬 보기 좋기는 하다. 하지만 전형적인 귀족집 아가씨처럼 높은 프라이드와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또 굉장히 어리숙한 부분이 있는데 또 이 갭에서 무척 귀여운 모습을 보여준다. 만약 이 게임을 한다면 슈크림 CG에서 당신도 분명 뿅갈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게임은 위의 두 여성을 메인 삼아 공략...하는 포인트앤어드벤처 방식으로 진행된다. 크툴루라는 컨셉에 맞게 '의식 주문'을 실행한다는 전개가 펼쳐지는것도 꽤 흥미로운 지점이다. 여러분은 정말로 사교도처럼 제물을 바치고 고대의 주문을 외우게 된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재밌는 컨셉이라고 생각해서인지, 간단한 게임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플레이 타임은 약 3시간 가량으로 그리 길지는 않지만 105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해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플레이 타임이다. 딱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느낌?

 

게임에 대한 소감을 말해보자면 역시 아주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마치 쓰레기 더미 속에서 보석을 발견한것같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라고 하는게 옳겠다. 개그성이 가득한 트레일러나 컨셉과는 별개로 르네타가 얘기하는 꿈과 관련된 사랑 이야기나 에스티르가 말하는 종속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이나 진지하고, 히로인들의 매력요소또한 소홀함 없이 개성있게 드러내고있다. 무엇보다 게임이 전하는 주제를 통해 '크툴루 신화'라는 인간이 공포에 빠지는 세계관을 통해 "두려움보다 강한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것에 대해 제작사 나름대로 대답을 내놓은것이 무척 인상적이였다.

 

여러분도 만약 이 게임이 재밌어 보인다면...하지만 타이틀부터 압도당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무조건 한 번 도전해보는것이 좋다고 자신있게 추천한다.

인류의 발전은 미지의 공포를 두려워하는데서 시작되지 않았다. 이 게임에서 말하는것처럼, 지구 위를 걸어온 이들 중 가장 미신을 잘 믿는 항해사들마저도 바다 괴물들이 살고있고 평평하다고 믿던 세계의 끝으로 항해를 시작하기도 하고, 남이 해준 말만 믿고 귀중한 휴가를 가 본적도 없는 휴양지로 떠나면서 발전은 시작됐다.

우리내 인생도 매순간이 미지의 공포로 차있고는 한다. 처음 사랑에 빠져 연애하기 전에도 그 순간은 미지로 가득차있는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지금이 여러분에게 다가온 발전의 순간이 아닐까? 인생에 산재해있는 수많은 미지의 공포를 떨쳐내고 도전할 수 있게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앞선 얘기들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게 느껴진다면, 음. 이 게임에는 사실 숨겨진 히로인이 하나 더 있다. 르네타와 에스티르를 모두 공략해야만 나오는 시크릿 히로인이랄까...이 정도면 충분히 도전욕을 자극하지않는가? 아니면 말고...

 

그러면 다들 SAN치가 깎여내려갈만큼의 멋진 사랑을 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Sucker For Love』였다.